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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 물처럼 흐르는 햇빛촌... 곶감의 달콤함에 빠지다제법 차가워진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계절, 아름다운 자연과 넉넉한 인심, 달콤한 곶감까지 맛 볼 수 있는 정이 물처럼 흐르는 햇빛촌으로 떠나는 여행을 추천한다.햇살이 유난히 따사로워 햇빛촌으로 불리는 논산시 양촌면 일원은 가을이면 집집마다 감 덕장에서 주렁 주렁 열린 곶감을 만드는 진풍경을 연출
2014.11.2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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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갑자기 많이 내려갔다. 지난주엔 16년 만에 ‘수능한파’가 고개를 들었단다. 어설프긴 했지만 우리지역은 첫눈도 다녀갔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흡사 한겨울 추위 못지않다. 그럼에도 청사 뒤뜰 은행나무는 아직 가을을 버텨주고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낡고 비좁은 청사에서 황홀함을 안겨주는 유일한 공간이다. 몇 일전 보험회사 직원이 내년도 달력을
2014.11.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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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발목까지 내려오는 가을비 그 놈이 한차례 진하게 다녀갔다. 덕분으로 가을은 더 깊어졌다. 삶의 무게도 그만큼 두꺼워진다. 가을비 속으로 시월의 마지막 날을 떠나보내고 십일월을 얼떨결에 맞이하고 보니 벌써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됐다. 또 한 해가 이렇게 가는구나. 허탈하기도 하고 뭔지 모르게 쫓기는 듯한 마음이 앞선다.곳곳이 만추 창연하다. 단풍이
2014.11.0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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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칫멈칫 다하지 못한 사연 푸른 하늘 등에 업고 할랑할랑 피었습니다. 하늘을 마시고 달을 삼킨 향기. 당신은 피해갈 수 없는 아득한 전생 나의 운명. 시월 날마다 그리운 추억의 초원 이슬방울 문채로 흔들립니다.’ 지난해 페이스 북에 사진과 함께 올렸던 ‘구절초 연가’ 습작 시(?)다. 가을비 한차례 다녀가더니 더욱 또렷해진 단풍은 사람들을 물들인다. 붉게
2014.10.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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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 어느 멋진 날에’ 노래로 시작했던 10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은 스멀스멀 재빠른 속도로 잘도 빠져나간다. 어느새 황금들판이 수확을 서두르고 있다. 소리 내어 부르지 않아도 이른 새벽 강가 갈대가 바람을 불러오고, 알록달록 고운 빛. 은빛 억새꽃. 사방은 온통 가을 수채화다.깊어진 가을. 한 번 쯤 허리 숙여 국화꽃 향기를 맡고, 고개 들어 파
2014.10.2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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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말했다. “지나고 보면 아름다웠다 싶은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여행이고 다른 하나는 청춘이다” 라고. 그런데 이 둘은 진행 중일 때는 그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그리움이 깃든 추억이 된다.개천절을 낀 황금연휴였다. 빡빡한 직장생활에서 잔잔한 여백을 즐길 수 있는 쉼표가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2014.10.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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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일간지를 뒤적거리다가 ‘나를 흔든 시 한줄’ 이라는 타이틀에 눈길을 잡혔다. 배우 강부자를 흔든 시는 이기철의 ‘나무 같은 사람’이었다. ‘나무 같은 사람 만나면 나도 나무가 되어 그의 곁에 서고 싶다. 그가 푸른 이파리로 흔들리면 나도 그의 이파리에 잠시 맺는 이슬이 되고 싶다.’로 이어지는 시다. 감상 글은 짧았지만 강렬함으로 다가왔다. 세월과
2014.10.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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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하늘. 유리알처럼 투명한 햇살이 세상을 무균 처리하는 청명한 가을 한 낮이 너무 좋다. 파란 하늘에 잘디잔 흰 구름이 정말로 황홀하다. 거기다가 소슬한 바람은 찰 내음으로 그리움을 부추긴다. 산은 산대로 들은 들대로 풍성하고 아름답게 발맞춰서 찡하게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아름답고 찡한 것이 어디 가을뿐일까. 지난 주 어느‘치매 엄마의 보따리’ 사연이
2014.09.2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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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들어서며 총 총 총 바빴다. 짧은 인연이었다. 정들기 시작했던 사람들과의 마음 정리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덜컥 새 임지에서 익숙지 않은 삶에 뒤뚱거렸다. 함께 있을 때는 그 귀하고 좋은 줄을 모른다. 떠날 때야 비로소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사는 게 다 그렇다.어느 책에서 보니까 달맞이꽃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
2014.09.1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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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간절했던 작달비가 요 몇 일간 요긴하게 내렸다. 잘못된 모든 것을 작달비에 씻고 새 희망을 노래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햇살이 오랜 만에 민낯으로 나왔다. 말매미 몇이 모처럼의 둥근 오후를 제재소 전기 톱날처럼 토막토막 켜 듯 울어 댄다. 한낮의 햇살은 아직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수상하다. 바람이 몸이 확실히 가벼워졌
2014.08.2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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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키워줄 수 있는 알찬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충절과 예학의 고장 논산에서 즐기는 체험학습지 3곳을 추천한다.◇ 백제충신 계백장군의 충절을 배우다...백제군사박물관제법 가을 내음이 배어있는 여름햇살을 맞으며 계백장군의 결연한 기개와 병사들의 우렁찬 함성이 배어있는 계백장군유적지를 찾으면 널따란 잔디밭과 아늑한 풍경에
2014.08.1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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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 입추 지나 확연히 달라졌다. 그러고 보면 절기라는 것이 참 묘하다. 어느새 찐득거림은 사라지고 하늘 빛깔은 물론, 아침저녁으로 이는 바람에는 가을이 담겨 있다. 우연찮게 몇 일 사무실을 떠나 있었다. 덕분으로 홀가분하고 영혼이 좀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무슨 이유로든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설렘이고 해방감이다. 그동안 나를 떠나 온갖 데를 쏘다니던
2014.08.1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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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지부지하던 장맛비. 오락가락 하다말고 이렇게 장마가 끝나려나 보다. 뜨거운 햇살 장엄하게 솟아오르더니 아침부터 푹푹 찐다. 이제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려는 모양이다. 오랜 기다림, 짧은 생을 맘껏 불태우겠다고 작정하고 달려 든 매미들이 한껏 울어 젖힌다. 점심에 잠깐 읍내 나가는 길. 강하고 투명한 햇살이 작렬하고 하늘엔 뭉게구름 덩이덩이 어울렁 더울렁
2014.07.2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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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오래전에 시작됐다는데 마른장마란다. 약수터 물도 아기 오줌발이 된지 오래다. 긴 가뭄으로 밭작물들의 목마른 아우성이 들려온다. 이쯤해서 소낙비라도 한 줄금 시원하게 쏟아 내렸으면 싶다. 하늘을 품은 잿빛 구름에 세상도 덩달아 속 시원히 해결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요즘 의자에 단정히 꽂혀 있기에는 너무 칙칙하고 후텁지근하다. 짜증도 나고 별거 아닌
2014.07.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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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북상중이다. 주말 우리지방에도 가뭄을 뚫고 비가 내렸다. 극성스런 녹음의 골목마다 눈물 글썽이는 바람이 비릿한 땅 내음과 몽환처럼 종일 떠다녔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꽃들이 흔적 없이 사라진 것을 새삼 느꼈다. 아름다운 것도 참으로 한 순간이다. 흙, 물, 햇빛, 바람의 기운이 모여 꽃이 된다. 열매가 되기도 한다
2014.07.0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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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를 들고 폐차 위에 올라가 사정없이 부수는 장면이 마치 영화촬영 현장 같다. 펀치볼이나 미니 샌드백을 두들겨 패는 사람들을 보면 운동선수라는 착각도 든다. 그런가 하면 노래방으로 달려가 신나게 드럼을 치고 피아노 건반을 마구 눌러댄다. 조용한 발라드는 저리 가고 온통 시끄러운 댄스곡 일색이다. 언젠가 영상으로 봤던 스트레스를 푸는 갖가지 모습들이다.하루
2014.06.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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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 놓아 울었지...’장사익의‘찔레꽃’노랫말의 일부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어디서부터인지 아득한 슬픔이 안개처럼 올라온다. 한동안 온 산야에 찔레꽃이 야단이었다. 논두렁 밭둑 야산 언덕에 밤하늘 은하수 별들처럼 무리지어 만발해
2014.06.1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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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들판이 초록으로 빠르게 채워졌다. 이제 세상은 하나같이 초록 물결이다. 뻐꾹새는 산기슭에서 울고, 짙은 나뭇잎 사이로 그리움도 바람같이 선선히 불어온다. 절반의 계절이 함께 공명하며 늠름해져 간다. 늦은 오후, 차 한 잔 마시며 간간히 찾아가는 인터넷 카페에 잠시 들렀다. 그 곳에서 뜻밖에‘보수된 유리창’이란 낯선 이론을 만나게 되었다.‘보수된 유리
2014.06.0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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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성숙함이 돋보이고 보리가 익어가는 6월. 넝쿨장미들이 햇살아래 자꾸만 말을 건네 온다. 살살 불어오는 바람에 담채화 느낌의 맑은 시가 생각나는 아침. 참기름을 발라 놓은 듯 반짝이는 잎새 위로 햇살이 분가루처럼 흩날린다. 빈 들판은 모내기로 연두빛깔 가녀린 잎새들이 하나 둘씩 꽂혀 가고, 면역된 시간이 상처로 얼룩진 봄날을 빠져나간다. 열린 창문으로
2014.05.30 0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