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부여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신 경 희

▲ 충청남도 부여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신 경 희
장마는 오래전에 시작됐다는데 마른장마란다. 약수터 물도 아기 오줌발이 된지 오래다. 긴 가뭄으로 밭작물들의 목마른 아우성이 들려온다. 이쯤해서 소낙비라도 한 줄금 시원하게 쏟아 내렸으면 싶다. 하늘을 품은 잿빛 구름에 세상도 덩달아 속 시원히 해결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요즘 의자에 단정히 꽂혀 있기에는 너무 칙칙하고 후텁지근하다. 짜증도 나고 별거 아닌 것에 화나기 일쑤다. 살다 보면 화를 낼 일은 많다. 하지만 화를 터뜨리기 전에 큰 숨 한 번 들이켜고 생각을 해야 한다. 사실 좋은 생각만 하고 살기에도 짧은 세상이다. 아무리 세상이 눅눅하고 힘들어도 좋은 생각으로 모드를 전환하는 순간, 세상은 한층 까실까실 뽀송뽀송해질 수 있다.

‘생각이 바뀌면 세상이 변한다.’어디서 많이 들어 본 문구다. 하버드대연구소에서 연구 논문을 발표하면서 붙인 제목이다. 생각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일본의 하루야 마시게오 또한 그의 책 「뇌내혁명」에서 플러스 발상이 몸과 마음에 최고의 약이 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사람이 어떤 생각을 선택하면 그 생각이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고 몸속에 특별한 물질을 만들어 보내놓고 지나간다고 한다.

위기의 순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변하는 믿기 어려운 실화가 있다. 미국 텍사스의 한 물류회사 냉동 창고 안에서 잔업을 하고 있던 동료‘잭’을 챙기지 못한 채 밖에서 문을 잠가버리고 서둘러 퇴근을 하게 되었다. 그 다음날 냉동 창고에 갇힌 잭은 고드름처럼 꽁꽁 얼어붙은 사체로 발견되었다. 부검을 해보니 예상대로 사인은‘동사’로 판명 되었다. 저 체온증으로 세포가 얼어 괴사되어 죽은 것이었다. 헌데 그의 죽음은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분리되어 특별수사팀의 정밀조사가 착수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사고 당시 잭이 갇혀 있던 냉동 창고의 전기 플러그가 뽑혀 있어 가동되지 않은 그 냉동 창고의 실내온도가 영상 11도였기 때문이었다. 영상 11도에서는 사람이 얼어 죽을 수 없다고 한다.

특별조사팀은 잭이 웅크리고 죽은 냉동 창고의 구석 바닥에서 날카로운 물체로 쓰인 다음과 같은 그의 자필을 발견했다. “아! 냉동 창고에 갇혔다. 점점 추워진다. 온몸이 얼어간다. 이제 나는 죽어가고 있다.”조사 결과, 잭이 죽게 된 사인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추워서 곧 죽게 될 것이라는 그의 얼어붙은 생각 때문이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다. 결국 그가 선택한 생각이 그를 속였고, 그 생각이 그를 죽게 만든 것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다. 또 누구에게나 위기의 상황은 닥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이 좌우된다. 이왕이면 좋은 생각, 플러스적인 생각을 선택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장 위대한 능력이 선택하는 힘이라고 한다. 로마의 황제이며 철학자인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는“좋은 것도 좋지 않은 것도 없다. 다만 생각이 그것을 만들어 낼 뿐이다.”라며 일찍이 생각의 힘을 간파했다.

작년 이맘 때 쯤,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들께 보낸 유머 메시지가 생각난다.‘ AIDS에 걸리면 왜 사망하는가? A-아 I-이제 D-다 S-살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래저래 어려운 시기지만, 청 보리처럼 푸르른 우리 아이들에게 이왕이면 좋은 생각과 희망을 전합시다. 학교에 있는 우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아닌 후천성희망결핍증에 걸린 우리 아이들을 치료하는 멋진 의사들이 돼 봅시다.’ 긍정적인 생각은 삶에 흔들리지 않는 힘이다. 오늘도 무지 덥다. 후텁지근하고 힘든 상황일지라도 흔들리지 말고 좋은 생각의 스위치를 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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