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부여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신경희
한없이 펼쳐진 초록 물결을 대할 때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상상을 하곤 한다. 꽃 진자리 서러움이 고인 자리 그 아픔의 딱지 밑으로 남은 꿈들이 여물어 갈 것이다. 흐르는 바람에 팔랑거리는 잎새들이 꽃처럼 예쁘다. 그래서 오히려 가슴이 아려온다. 이제는 꽃 진 상처마다에 파란 새살 돋우어 세상을 팽팽하게 잡아 오늘의 이 슬픈 봄날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이 땅의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엄마로 교육자로서 살아있다는 것이 그저‘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다.‘손등에 뜨거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나이 값을 해야 하는데 이젠 제법 노숙해질 때도 됐는데 나는 아직도 더운 눈물이 남아 있어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다’던 어느 시인의 간절한 싯귀가 맴도는 날들이다.
꽃잎 지고 천지에 새로운 녹음이 돋아나 온 누리를 싱그럽게 에워싸는 계절이 다시 찾아 왔다. 햇살과 바람과 풀잎과 함께 싱싱한 미래를 꿈꾸는 오월. 넘치지도 인색하지도 않게 펼쳐지는 오월의 신록은 우리의 마음을 순화시키고 섬세하게 다듬는 힘이 있다. 그러니 오월에는 더 이상 외롭지 말자. 슬픔도, 쓰린 가슴도 오월의 햇살 속에 풍성한 숲 속으로 다 풀어내주자. 그래야 그들이 전해주는 은밀한 위로와 평화 속에 우리 다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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