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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3월이 오면 새로 시작한다는 긴장과 누군가를 새로 맞는다는 설렘으로 살짝은 들뜬 마음이 된다. 대부분 1월에 새해 소원을 빌고 힘찬 출발을 다짐한다. 하지만 학교나 교육청은 3월이 그런 달이다. 학교마다 피돌기가 시작됐다. 여기저기 희망의 함성이 들려온다. 우리 교육청에서도 삼월의 첫 출근 날. 새로 부임한 직원인사도 있었고 월례 특강이 진행됐다.특
2016.03.0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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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지나고 봄비 내리는 우수를 건너 정월 대보름이 지나갔다. 정작 대보름엔 날이 흐려 보름달을 보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에 걸어두었는데, 다음날 둥그렇게 떠올랐다. 달빛이 참 좋았다. 온 세상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듯 온통 환했다. 둘 곳 없어 서성이던 맘 추스르며 소망도 빌었다. 월출하듯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그 얼굴 그 마음에도 만월이 떠올랐을
2016.02.2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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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을 보내고 진짜 새해를 맞이한 지 열흘을 넘어서고 있다. 여전히 새벽부터 정신없이 달린다. 가끔 내가 왜 달리는지도 모른 채 그냥 달린다. 하루하루 숨 가쁜 일상, 잠시라도 공백이 생기면 불안하고 초조하다. 뭔가 자꾸 더 열심히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시달리며 한 번씩 돌아본다.‘무엇을 위해 달리는가,‘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가’그런 물음표를
2016.02.1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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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서 가슴속으로 겨울나무들이 걸어 들어왔다. 자연스레 겨울 숲의 깊이와 운치를 알게 됐다. 메마른 잎조차 벗은 나무 가지가 시린 하늘을 감싸 안은 모습은 가히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다. 겨울나무는 나조차 가릴 수 없는 빈한한 덧없음에 삶의 시야까지 열어준다. 겨울나무가 틔워 주는 시야는 삶의 진정함은 가졌을 때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놓았을 때라는
2016.02.0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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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날씨는 유난히 포근하다고 했다. 그런데 갑작스레 강력한 한파가 찾아 들었다. 원인은‘우랄블로킹’현상 때문이란다.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우랄산맥 동쪽에 커다란 고기압이 생기면서 북극 주변을 돌던 제트기류의 흐름이 막혀 심하게 굽이치게 되어 만들어진 탓이다. 대서양과 태평양에도 이런 블로킹이 만들어져 유럽과 미국 동부지역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단다.
2016.01.2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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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숭이해 신정 연휴를 보내고 첫 출근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진심과 형식이 적절히 버무려진 새해 인사를 나누자마자 해외출장이 잡혀 있어 다녀왔다. 시차 적응도 되기 전에 떠나와 출근을 한 탓인지 오후가 되니 동공은 있는 대로 풀리고 머릿속은 멍하니 다시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다.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은 희망의 백지. 무엇이
2016.01.15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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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을 하루 남겨두고 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은 해마다 거른 적 없다. 올해도 아슬아슬했다. 상처와 좌절도 컸다. 세월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 한 해를 보내는 회한이 그렇다. 달뜬 기분으로 시작했던 한해가 다 갔다. 대체 그 많은 날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후회와 반성이 물결을 이룬다. 돌아보면 무언가 안 될 때도 참 많았다. 불안
2015.12.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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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에 부부행복학교를 다닌 적이 있다. 매주 목요일에 몇 쌍의 부부가 만나 저녁식사를 하고 토론을 했다. 부부생활을 하소연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토론을 하다보면 새벽이 되기 일쑤였다. 지정해주는 책을 함께 읽고 독후감을 써서 발표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렇게 6개월여가 지나고 1박 2일 최종 워크숍이 있었다. 장소는 깊은 산속 한적한 기도원이었다. 무
2015.12.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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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눈보라가 불어왔다 물러갔다. 뭔가가 사라진 것 같아 주머니를 더듬었다.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고 한다. 12월이다. 걸어 온 길을 떠올려 본다. 피천득은 수필 에서 '새색시가 김장 삼십 번만 담그면 할머니가 되는 인생'이라고 표현했다. 인생은 정답이 없지만 고민하면서 치열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얼
2015.12.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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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함박눈으로 왔다. 그날은 외부행사로 부안에서 내소사를 거쳐 올라오던 길이었다. 마음 준비도 안됐는데 순식간에 은빛세상이 돼버렸다. 첫눈이 그렇게 와서는 안 되는데. 가을이 미처 떠나기도 전에 겨울을 알리는 고지서처럼 첫눈은 그렇게 배달되었다. 그 날은 민주화의 큰 산이자 개혁정치의 큰 강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배웅길이기도 했다. 버스 안
2015.12.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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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에 금요일. 많은 일들이 잡혀 있었다. 서울출장, 수업혁신을 위한 배움 수업축제, 글을 씁네 하며 발을 들여 놓은 서림문학회 문학의 밤, 전시회, 지인의 자혼 피로연 등. 일 년에 딱 한 번 있는, 아니 누군가에겐 평생에 한 번인 행사도 있었다. 어느 것을 택해야 할지 난감했다. 결국 공직자로서 1박 2일 출장을 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다른
2015.11.1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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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빛 들판 다 사라지고 어느덧 11월이다. 나태주 시인이‘돌아가기엔 이미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이라고 표현했던 달이다. 모두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낮이 조금 더 짧아졌으나 빛 고운 추억들이 남아 있는 달이다. 12월을 남겨 두고는 있지만, 일이든 삶이든 놓친 것, 미진한 것들을 찬찬히 살펴서 갈무리해야 하는 달이다.11월에는 외롭
2015.11.0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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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계단을 선택했다. 부임 후, 어정쩡 정신없이 살다보니 일찍 출근을 해도 엘리베이터 타기에만 급급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운동하는 흉내라도 좀 내야지 싶어 선택한 것이 6층 사무실까지 계단 오르기였다. 시작한지 3주째다. 오를 땐 숨이 차서 헉헉대며 계단을 선택한 걸 후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르고 나면 그 선택에 절대 후회가 없다. “고
2015.10.3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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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이곳저곳으로 출장을 다니느라 며칠 사무실을 비웠다. 오랜만에 출근한 날. 밀렸던 결재와 자료들을 살피고 정리하느라 몹시 부산했다. 숨찬 시간들을 떠나보내고, 늦은 오후에서야 차 한 잔을 마시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 때 불현듯 떠오르는 용어가 있었다. 출장길에 읽었던 책에서 우연히 만난 심리학 용어다. 아주 오래전에 설핏 만나 기억에서조차 가물
2015.10.2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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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불면의 밤이 시작됐다. 딱히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느닷없이 잠이 오질 않는 밤과 씨름하고 출근하는 날엔 모든 것이 혼미하고 내 소우주는 종일 허청거렸다. 세상에 괴로운 것 중 하나가 불면증이란 걸 듣긴 했다. 그런데 실제로 겪어 보니 실감이 난다. 그런 날이면 잠이란 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절감하게 된다. 누군가는 갱년기 증상일 수
2015.06.2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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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차량 앞에 끼어들었다며 1킬로미터를 쫒아와서 앞지르기로 옆차량을 위협하다 사고 발생 이후 연쇄적으로 6중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양보를 하지 않고 먼저 진입했다는 이유로 상향등을 번쩍이며 위협하고 갓길에 세우라는 손짓을 무시하고 계속달리자 빠른속도로 쫒아가 수차례 물병, 음료수팩을 던졌다’는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뉴스
2015.06.23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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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인터넷 한 카페‘산문과 수필마을’코너에‘특별한 숙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 특별한 숙제가 무언지 궁금했다. 어느 시인이 지인의 동시집을 받고 쓴 글이었는데, 특별한 숙제는 동시 제목이었다.‘학교에 학생이 점점 줄어든다고/재완이, 도현이, 요한이, 상대/정인이, 민영이, 윤지, 지수, 나/형제 없는 우릴 불러놓고/선생님은 특별한 숙제를 내
2015.06.1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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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에 빠졌다.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불안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각종 루머까지 판을 치고 있다. 정부가 확진환자 발생·경유 24개 병원 명을 공개했다. 우리 지역 가까운 곳에서도 확진환자와 3차 감염자들이 발생되고 있어 걱정이다.각종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우리고장을 대표하는 모시문화제도 고심 끝에 잠정 연기됐다.
2015.06.0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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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손바닥만한 잔디밭에 쭈그리고 앉는다. 말이 잔디밭이지 질경이를 비롯해 잡초 투성이다. 질경이는 정말 제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것 같다. 매번 소탕 작전을 버려도 끈질기게 번져 나간다. 그렇다고 제초제를 뿌릴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하다. 이삼년 전 부터는 그냥 함께 살기로 맘먹었다. 그러고부터는 그 끈질긴 싸움에서 벗어나 오히려 자라는 것이 대견스럽
2015.06.02 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