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사실을 기록하는 자이다. 그 사실을 인터넷이나 방송, 지면에 보도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훗날 역사의 한 부분이 될 매일 매일의 순간들을 기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록이 왜곡되거나 자의적 해석이나 판단에 치우치면 그릇된 역사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국가의 중요한 정책들에 대한 판단의 순간에 객관적 입장에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이기적 판단이 개입되면 여론이 호도되고 정책방향도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 비수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만큼 기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기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자사 이기주의나 개인적 감정 해소를 위한 무기로 사용하면 예기치 못한 피해자가 발생 할 수도 있다.

펜은 총이나 칼보다 무섭다. 기자가 쓴 글이 어떠 하느냐에 따라 불특정 다수를 이롭게도 할 수 있고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요즘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부 글을 보면 지나칠 정도의 이기심과 악담으로 가득찬 기사를 종종 본다.

잘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기자의 본래 기능의 하나이다. 하지만 지나친 사심이 개입된 기사는 기사로서의 가치를 상실 한 것이다. 특히 지방 언론에 종사하는 일부 기자들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노골적이다.

정제되지 않은 용어 사용은 물론 적개심마저 드러낸다.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마치 취재 대상에 대한 훌륭한 견제 기사인양 착각한다. 이는 꼴볼견일 뿐이다. 최근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했다.

아직 사무실정리가 마무리되지 않은 부서도 있다. 이중 도청 출입기자들의 기사작성 공간을 위해 마련된 일정 공간의 자리를 두고 다툼이 벌어졌다. 독식하려는 자와 하나라도 차지 하려는 자들간의 아귀다툼이다.

둘다 웃기는 모습이다. 기자는 글로서 말하면 된다. 자리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기자실이라는 공간에 마련된 소위 부스를 차지해야만 능력 있는 기자이고 훌륭한 글을 쓰는 것인지 답해보시라. 절대 아니다.

어느 곳에서 기사를 쓰던지 사실에 입각해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보도자료에나 의존하고 남의 기사를 카피나 하는 사람을 기자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다.

언론 자유화가 본격화된 90년대 이후 우후죽순처럼 언론사가 등장하면서 나타난 폐해중 하나가 앞서 언급한 현상이다. 언론은 다른 업종과 다르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하루하루의 기록이 훗날 역사가 된다.

어둠을 밝히고 바름을 추구해야 언론이다. 구성원들 역시 그러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장사꾼이나 불량배처럼 행동하는데도 기자라 칭해야 할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언론인은 단순 직업인이 아니다. 배부른 돼지가 되어서도 이리나 늑대가 되어서도 안된다. 여기에다 역사적인 소명의식도 있어야 한다. 때문에 기자라는 직업은 힘들고 어렵다. 보통의 사람들이 기자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는 이유이다.

탓에 앞서 스스로 부족하면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조금 있는 자는 부족한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지방 언론사들은 기껏 몇걸음 차이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초 ABC에서 발표한 각사별 유가 부수를 보면 아귀다툼이 얼마나 부질 없는 행동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상당수가 자진 퇴출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좀더 성숙된 소양을 갖추는데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람앞의 등불신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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